(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국내 주요 게임사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게임사들이 실적과 함께 밝힌 주력 게임 장르와 영업 방향은 다양했지만 공통된 주제도 있었다. 바로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FT는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 하지만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코인 등 디지털 자산에 '대체 불가능한'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NFT는 가상 자산에 희소성과 유일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예술품, 온라인 스포츠·게임 아이템 거래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NFT를 향한 관심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열풍과도 엮여 있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특정 이미지나 상품은 물론 가상 부동산까지 NFT로 만들어 가격을 매기고, 복제 불가능한 원작을 구매한 사람만이 고유하게 지닐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실적발표 기간에 여러 게임사 임원과 대표가 NFT 연계 상품 개발을 외쳤다.
게임 이미지, 영상, 관련 아이템 등 게임 지식재산권(IP)에 NFT를 결합해 매매를 가능하게 하면 게임사의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셈에서다.
권영식 넷마블[251270] 대표는 "블록체인, NFT을 게임과 연계하는 것은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초 라인업 설명회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036570]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록체인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이전부터 만들어 준비해왔다며 "내년 중에는 NFT,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 계획을 밝힌 11일 하루 동안 주가가 29.92% 뛰었다.
카카오게임즈[293490]의 남궁훈·조계현 공동대표는 3일 주주 서한에서 "스포츠, 게임, 메타버스에 특화한 NFT 거래소를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NFT와 게임을 결합해 '게임할 수록 돈을 버는',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P2E) 게임도 나왔다.
위메이드[112040]는 지난 8월 NFT 기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글로벌을 해외에 출시해 이달 12일 기준 동시 접속자 130만명을 돌파했다.
사용자들은 게임 속 자원인 '흑철'을 모으면 게임 코인 '드레이코'로 바꿀 수 있다. 이 드레이코는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를 블록체인 게임의 기축통화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FT 기반 게임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NFT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는지가 아니라, 게임 자체 IP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동근 크래프톤[259960]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이클 조던이 덩크슛 하는 영상은 NFT 거래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겠지만, 일반 사람이 농구하는 영상은 NFT 도입이 가능하더라도 거래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게임 내 가상세계에 있는 재화나 콘텐츠가 의미를 가지려면 핵심은 게임 자체 IP의 경쟁력이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은 '게임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며 "P2E 게임 또한 일부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에서 즐기고 순환하는 게임이 되려면 진심으로 즐길만한 IP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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