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한국문화원, 모스크바 문화중심가 아르바트에 재개원

입력 2021-11-13 04:16   수정 2021-11-13 04:25

주러 한국문화원, 모스크바 문화중심가 아르바트에 재개원
독자 건물 매입해 리모델링…"러시아인들 찾는 문화명소 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주러시아 한국문화원이 모스크바 시내 문화 중심가 구(舊)아르바트 거리로 확장 이전해 12일(현지시간) 개원식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한국문화의 세계 확산 전략(2018~2022)'에 따라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면서 독자 문화원을 갖게 된 것이다.
지난 1995년 러시아에서 한국공보원으로 출발한 주러 한국문화원은 그동안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면서 다섯 차례나 이전하는 등 불편을 겪어 왔다.

새 문화원이 들어선 구아르바트 거리는 각종 문화시설이 집중돼 있고, 연중 거리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 중심가로 모스크바의 유명 관광지 이기도 하다.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1980년대 옛 소련의 유명 록밴드 '키노'에서 활약한 고려인 록가수 빅토르 최를 기리는 추모벽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건물 매입비(4층 단독건물의 3∼4층 매입)와 공사비 등으로 약 270억 원이 들어간 새 문화원은 예전보다 2배 이상 넓은 2천600㎡의 공간을 확보했다.
3층에는 리셉션장, 250석 규모의 공연장, 전시장, 조리실 등 문화 체험공간과 도서관 등이 배치됐고, 4층에는 세종학당 강의실과 문화강좌실, 사무공간 등이 들어섰다.
지난 6월 이전 후 코로나19로 미뤄져 개최된 이날 개원식에는 이석배 주러 대사와 위명재 문화원장, 미하일 슈비트코이 러시아 대통령 국제문화협력 특별대표, 러시아 문화예술계 인사와 언론인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사는 축사를 통해 "1990년대 한-러 수교 초기 주러 대사관의 문화활동 규모와 비교할 때, 새 문화원이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의 자체 건물에 다채로운 문화시설을 갖추고 새롭게 문을 연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슈비트코이 특별대표는 "문화원은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러시아인, 특히 젊은 층이 자주 찾는 문화 명소가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앞으로도 한국문화원 업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축사에 이어 테이프 커팅식과 문화원장이 안내하는 시설 투어가 이어졌다.
위 원장은 "새 문화원의 설계 디자인은 한국 전통 가옥의 대들보, 꽃살창호, 와편담장, 툇마루 등을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또한 대형 LED 스크린과 디지털 설비를 통해서는 한국의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한식 조리실, VR 체험실 등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시설들도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아 접근성이 좋아지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새 한국문화원은 한층 폭넓은 한-러 문화교류와 현지인들의 높아진 관심에 부응하는 한국문화 소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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