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는 中 반도체굴기 막으려는데…기업들은 투자 더 늘렸다

입력 2021-11-13 07:32  

美 정부는 中 반도체굴기 막으려는데…기업들은 투자 더 늘렸다
WSJ 보도…최근 4년간 미국 기업들 중국 반도체 투자 2배 증가
미 벤처캐피털 중국 자회사들, 작년에만 중국 반도체에 67건 투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고 첨단산업 우위를 지키려 애쓰는 가운데 정작 미 기업들은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뉴욕 소재 리서치회사인 로디엄그룹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미국 소재 기업과 투자자들이 지난 2017∼2020년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58건의 투자 협약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 4년간 대중 반도체 투자 건수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20년 한 해에만 미국 소재 기업 등이 중국 반도체에 20건을 투자해 역대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벤처캐피털 회사와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거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도 중국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중국 프리마리우스 테크놀로지를 지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기업들의 중국 자회사들까지 합치면 대중국 반도체 투자 건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WSJ 탐사보도팀의 분석 결과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매트릭스 파트너스, 레드포인트 벤처스의 중국 자회사들은 지난해 초 이후에만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최소 67건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투자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미 벤처캐피털 자회사들이 참여한 최소 67건의 투자 기회를 통해 중국의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모두 합쳐 수십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었다.

이들 중 세쿼이아캐피털의 중국 자회사만 지난해부터 최소 40건을 중국 반도체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쿼이아캐피털이 투자한 회사 중에는 상하이 소재 메타엑스 집적회로, 베이징 소재 무어스레드가 포함됐다. 두 회사는 모두 미국 엔비디아가 현재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그래픽처리장치 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메타엑스 창업자인 천웨이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공개 발언에서 이 회사가 중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외국의 고성능 칩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미 기업들의 중국 반도체 투자가 늘어나자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는 경계심을 나타내면서 규제상의 구멍을 메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7월 한 연설에서 "수출 규제를 피해가면서 우리의 국가안보를 해치고 경쟁자들의 기술력 향상을 도울 수 있는 미국의 대외 투자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 등 적국으로 중요 공급망과 기술산업 자원의 해외 이전과 투자를 규제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한 밥 케이시(민주)·존 코닌(공화) 상원의원의 보좌관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심해지면서 자국 반도체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중국과 지배적인 지위를 지키려는 미국 사이의 경쟁은 국가안보의 문제로 격상되는 양상이다.
미 반도체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설립된 중국의 반도체 회사는 2만2천 곳 이상으로 전년도보다 200% 급증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