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탄소중립 목표 달성, 경영진 임기와 불일치"
"고탄소 제조업 대출 비중 높아…주기적 리스크 분석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를 빠르게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은 지배구조를 바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금융포커스'에 실린 '국가 탄소중립 목표 추진 가속화에 따른 은행권의 대응 과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기후리스크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탄소중립 관련 목표와 이행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선 여신 실행 등 은행의 자산운용 절차 전반에 걸쳐 충분한 권한이 행사될 수 있게 하는 지배구조 측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은 기후·녹색금융 전담 조직이나 이사회 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데, 이런 조직들이 기존보다 더 큰 의사 결정권을 갖고 전면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탄소중립·감축 목표 달성은 현 은행 경영진 임기와 상당한 시계(時界) 불일치 문제가 있어 충분한 유인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지배 구조적 장치와 장기투자 주주, 기타 이해관계자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으로 은행의 기후 관련 이행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며 "은행들은 이를 측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내부 리스크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과정은 은행의 대출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데, 국내 은행들의 기업 대출은 고탄소 제조업 비중이 높다"며 "주기적인 시나리오 분석을 이행리스크 관리 절차에 포함하고 관련 지배구조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녹색금융으로 인정 가능한 사업 확대 목표와 달성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정하고,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주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점검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u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