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반도체펀드 동원, 상하이 새 공장에 18.4억달러 출자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자국의 '반도체 첨병'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에 2조원대 자금을 추가 투자하며 전폭적 지원에 나섰다.
13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는 전날 낸 공고에서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자본금 55억 달러(약 6조4천800억원) 규모의 합자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SMIC와 국가집적회로(IC)산업투자펀드2기(약칭 대기금2기), 하이린웨이(海臨微)가 36억5천500만 달러, 9억2천200만 달러, 9억2천300만 달러를 각각 출자해 36.67%, 33.33%, 30%의 지분을 갖는다.
대기금2기는 중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다. 하이린웨이는 상하이시 정부의 반도체 육성 펀드인 상하이집적회로산업펀드가 만든 회사다.
따라서 상하이 자유무역구 내 린강(臨港)지구에 새로 들어서는 합작 법인의 실질적 주인은 총 18억4천500만 달러(약 2조1천700억원)를 투자해 3분의 2 이상 지분을 확보한 중국 당국이라고 볼 수 있다.
SMIC는 지난 9월 자유무역구 린강지구 관리위원회와 합자 회사를 세워 향후 매월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공정이 적용된 12인치 웨이퍼 10만개를 생산할 공장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에 정부가 부담한 자금 규모가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SMIC는 중국에서 거의 유일한 파운드리 업체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세계 1∼2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가 작년부터 화웨이 등 일부 중국 기업들과 거래를 중단하면서 중국의 유일한 대형 파운드리사인 SMIC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미국은 작년부터 SMIC를 향한 촘촘한 제재망을 새로 구축해 중국이 미세공정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려 한다. 반대로 중국 정부는 대규모 직접 투자를 단행하고, 파격적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SMIC를 육성 중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에도 대기금과 상하이집적회로산업펀드를 통해 SMIC에 2조원대 투자를 한 바 있다.
중국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도 아직 SMIC의 기술 수준은 파운드리 세계 1∼2위 업체인 대만 TSMC나 한국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다. 이 회사 주력 제품은 아직 이보다 훨씬 회로선 폭이 두꺼운 55㎚, 65㎚, 0.15㎛(마이크로미터), 0.18㎛급이다.
SMIC는 첨단 미세공정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14㎚ 공정 제품을 겨우 생산하기 시작했고, 2021년과 2023년 각각 10㎚, 7㎚ 미세 공정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단계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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