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사용 중단" 요청에도 사업 기간 내내 '고수'
특별입국자 상당수 "중기중앙회 연관" 오해…논란 확산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특별입국을 진행하면서 '폭리'를 취했다는 이유로 지원을 중단한 한인단체가 경제 4단체 중 하나인 중소기업중앙회의 브랜드를 허락없이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기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해 2월 재베트남 한국중소기업연합회에 '케이비즈'(K-BIZ) 브랜드 사용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케이비즈는 중기중앙회의 고유 브랜드로 한국에서 상표권 등록이 돼있다.
지난 1962년 설립된 중기중앙회는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와 더불어 경제 4단체에 속하며 산하에 970여개 단체를 두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2016년 베트남에 사무소를 설립하면서 재베트남 한국중소기업연합회에 브랜드 사용을 허가했다.
이 단체를 통해 현지 네크워크를 새로 구축하고 소속 기업인들로부터 자문을 받으려는 취지에서였다.
이후 중기중앙회는 그다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작년 2월 해당 단체에 공문을 보내 브랜드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해당 단체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특별입국 사업에도 케이비즈 브랜드를 계속 사용했다.
다만 특별입국 안내문에 '한국의 중기중앙회와는 관련이 없는 단체'라는 내용의 문구를 달았을 뿐이다.
이에 중기중앙회측은 브랜드 사용을 중단해달라고 재차 요청했고, 결국 올해 9월에 이 단체는 케이비즈 대신 '코비즈'(KoBIZ)로 브랜드를 변경했다.
코비즈 관계자는 "명칭을 놓고 감정싸움을 할 필요가 없고 독립적인 단체로 거듭나자고 해서 이름을 바꿨다"면서 "소송 등으로 인해 문제가 커질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인사회에서는 이 단체의 케이비즈 브랜드 사용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단체가 진행한 특별입국이 중기중앙회와 연관된 것으로 오인해 비용을 내고 베트남에 들어온 한인들 중 상당수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주재원은 "케이비즈라는 브랜드를 보고 당연히 중기중앙회가 연관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입국 후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베트남에 특별입국한 한국인은 모두 4만2천여명에 달한다.
이중 작년 9월부터 시작된 코비즈 주관 특별입국을 통해 베트남에 들어온 인원은 3천명이 넘는다.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들 및 교민 사회에서 코비즈의 특별입국 비용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자 대사관은 최근 이 단체에 대한 입국 절차 지원을 전격 중단하고 실태 조사에 나섰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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