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끄러워해야" 맹비난…동료의원은 트윗에 전화번호까지 공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점 추진해온 인프라 예산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소속 온건파 의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내 일부 인사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는가 하면, 살해 위협을 받는 일까지 생겨났다.
미 하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도로, 교량 등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1조2천억 달러(약 1천415조 원)를 투입하는 인프라 예산법안을 찬성 228표, 반대 206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내 진보파 의원 6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공화당 의원 13명이 찬성한 결과다. 이들이 반대했다면 이 예산안은 통과하지 못할 상황이었던 셈이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강하게 시사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견제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도운 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공화당 의원들을 사랑하지만 모두 사랑하진 않는다"며 "나는 바이든의 인프라 법안에 찬성한 13명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의원 모임의 한 대표는 13명 중 10명에 대해 상임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를 추종하는 극우 성향 마조리 그린 테일러 공화당 하원 의원은 이들 의원을 배신자라고 부르며 이름과 사무실 전화번호를 트위터에 공개해 버렸다.
실제로 미시간 지역구를 둔 18선의 공화당 프레드 업튼 의원은 최근 자신은 물론 가족, 참모들이 모두 죽기를 바란다고 위협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메시지까지 받았다.
미시간의 사무실 두 곳은 하루 동안 폐쇄했다가 보안을 강화한 후에야 다시 열 정도였다.
이렇다 보니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5일 백악관에서 법 서명식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이들 공화당 의원은 참석을 꺼리는 분위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의회, 주지사, 시장 등 공화당의 광범위한 인사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하원 의원 중에는 톰 리드 의원이 참석 계획을 밝혔고, 나머지는 참석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공화당 상원 의원 중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종종 반기를 들었던 수전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이 참석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당시 19명의 공화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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