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바이든·시진핑 첫 화상회담 "양국관계 긍정 신호"

입력 2021-11-14 10:37   수정 2021-11-14 12:10

中전문가, 바이든·시진핑 첫 화상회담 "양국관계 긍정 신호"
기후변화·신냉전 반대·무역 문제 등 거론될 것으로 예상
홍콩매체 "시진핑, 바이든에게 대만·올림픽 보이콧 거론할 것"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한종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첫 화상 회담이 16일(미국시간 15일)로 예정된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신냉전 반대·무역 문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중 양국이 최근 치열한 설전 대신 상호작용을 통해 회담을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20년대 기후 대응 강화에 관한 미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발표한 점을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거론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 2월과 9월 전화 통화를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14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두 차례의 통화가 서로를 이해하는 역할을 함에 따라 이번 화상 회담은 향후 양국관계의 방향과 톤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 교수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정치적 요구로 인해 신장 문제를 포함한 중국 국내 문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 소속 뤼샹(呂祥) 연구원은 이번 화상 회담을 사실상의 대면접촉으로 규정하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뤼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을 상대하며 양국이 '힘의 위치'에서 대등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며 "무역 문제와 관련 상호 만족스러운 합의가 기대되며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접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모두 이번 정상회담에서 특별한 결과나 공동성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시 주석은 대만의 안보 상황과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요구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로 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측이 제시한 요구사항·관심사항 목록을 논의하기 위해 미·중 양국이 조용히 실무진 간 협상을 했다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또 양국이 조만간 학생 비자 제한을 완화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모든 고무 행위와 지지는 대만해협 평화를 파괴하고 결국 자업자득이 될 것임은 역사와 현실이 증명한다"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는 양국이 모두 이로운 결론을 얻기를 희망한다"며 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의 궤도로 복귀하도록 추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서로 상대가 대만 문제의 '현상'을 변경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기고 있다고 하고, 미국은 중국이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 CNBC방송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바이든 대통령을 초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그러면서 만약 초청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골치 아픈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초청을 거절하면 양국 관계를 냉각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받아들인다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한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거스르는 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7개국(G7)은 베이징 올림픽에 선수단은 참가하되 정상들은 참석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어 상황이 더 복잡하다고 CNBC는 전했다.
SCMP는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 각각 내년 20차 당대회와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국내 문제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긴장을 완화하고 양국 관계의 다음 단계를 논의할 드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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