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린맥주 "연말 미얀마 군부와 합작 종료"…이번엔 진짜?

입력 2021-11-14 12:14  

일본 기린맥주 "연말 미얀마 군부와 합작 종료"…이번엔 진짜?
쿠데타 뒤 불매운동에 영업이익 반토막
"연초 발표 불구 여전히 논의 중" 지적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10개월째에 접어든 미얀마에서 일본 기린 맥주가 올 연말까지는 군부와 합작사업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그러나 쿠데타 직후부터 합작 종료를 언급해 왔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 부호도 나올 전망이다.
14일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일본 기린 맥주 측은 미얀마 군부와의 합작법인 계약을 내달까지 종료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는 합작법인의 3분기 이윤이 지난해와 비교해 50%가량 줄어든 이후 나왔다.
기린사는 미얀마 군부가 보유한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와의 합작법인인 '미얀마 브루어리'의 지분 51%를 소유하고 있다.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전개했고, 군부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군부가 운영하는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 불매 운동을 벌였다.
이에 따라 미얀마 브루어리가 생산한 맥주와 같은 제품들은 미얀마 내 상점 진열대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매체는 전했다.
기린사는 금주 발표한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미얀마 맥주 시장이 코로나19와 정치적 격변 그리고 공급망 문제로 쪼그라들었다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와 비교해 49.4% 줄었다고 설명했다.
분기별 실적이 향상됐지만 영업 활동이 직면한 리스크(위험)를 볼 때 사업 전망은 저조하다고 보는 게 낫다고 기린 측은 전망했다.
기린 측은 "우리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합작 관계를 종료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올해 말까지 법적 행동을 포함해 합작투자 종료를 위해 취할 행동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라와디는 기린사가 쿠데타 직후부터 인권유린에 대한 군부 행동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합작투자 종료 방침을 발표했음에도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군부와의 합작 종료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현지 인권단체 '저스티스포미얀마'(JFM)도 결산보고서는 군부 제품들에 대한 불매 운동이 효과가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기린사는 미얀마 브루어리 영업을 즉시 중단하고 합작 종료를 위한 명확한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담배업체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연말까지 미얀마 내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지난달 중순 발표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홍콩, 대만 등 10개국의 기업들이 미얀마에서 떠났거나 사업 종료 방침을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고, 이후 9개월간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해오고 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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