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제5파·긴급사태 영향으로 소비 부진…내수 성장률기여도 -0.9%p
전문가 "올림픽 효과 완전히 지워져"…日정부 "경기회복 중이지만 약해"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경제성장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반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는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8%(속보치) 감소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성장률이 지난 1분기 -1.1%에서 2분기 0.4%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올여름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 긴급사태가 발효해 소비가 감소한 것이 성장률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하순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5천명을 넘기기도 하는 등 이른바 '제5파(波) 감염'을 겪었다.
7월에 도쿄올림픽이 개막했지만 경기 부양 효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무관중 시합으로 열렸고 부대 행사도 대부분 취소됐기 때문이다.
민간연구소 이토추소켄(伊藤忠總硏)의 다케다 준(武田淳)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 기간 가전제품 교체나 상품 판매가 일부 진전했으나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영향이 그보다 컸고 올림픽 효과는 "완전히 지워졌다"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민간최종소비지출이 1.1% 감소했다. 민간 설비투자 역시 3.8% 줄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2.1%, 2.7% 감소하는 등 무역 활동도 저조했다.
항목별 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성장률을 0.9% 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정부는 경기는 회복 국면이지만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郞) 일본 경제 재생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는 회복 움직임이 지속하고 있으나 속도가 약하며 정책으로 떠받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펴낸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0.4%포인트 낮춘 2.4%로 제시했다.
일본 내각부는 올해 7월 경제재정자문회의에 제출한 '중장기 경제재정에 관한 시산'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7% 정도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내놓은 '경제·물가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금년도 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4% 포인트 낮춘 3.4%로 내다봤다.
다만 내각부와 일본은행의 전망치는 일본의 국가회계연도(4월∼다음해 3월)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서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GDP 산출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3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0.6%를 기록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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