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쓰촨성 청두 주민들, 코로나 검사·격리에 한계호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학생 1만명이 격리되고 주민 40만명에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롄시 좡허(庄河) 지역 대학가의 학생회관 두곳을 이용한 학생 최소 1만명이 격리됐다고 15일 보도했다.
전날 다롄시 당국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거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대학생 3천291명은 호텔에 격리했으며 다른 7천884명은 학생회관 내에 격리돼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지난 13일 하루 중국 전역에서 보고된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가 70명으로 집계됐는데 그중 다롄시에서 60명이 보고됐다.
다롄시 좡허 지역은 지난 4일 수입 냉동식품 회사에서 시작된 감염과 구내식당 노동자에서 시작된 대학가 집단감염으로 이번 코로나 확산의 주요 진원지다.
좡허 지역은 지난 5일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지역 밖으로 나가는 교통편도 막으면서 지역을 봉쇄했다. 또 총 8차례 대규모 검사를 진행했다.
주민들에게는 외출금지령이 내려졌으며 학교와 병원, 약국 등이 모두 문을 닫았고, 약 9천명이 격리 호텔로 보내졌다.
홍콩 명보는 "좡허 지역 주민 40만명이 14일간 집에 있어야한다"며 "당국은 주민들이 외출하지 않도록 현관문에 센서와 봉인 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누리꾼들은 '문을 여는 것도 범죄이고 집을 나가는 것도 범죄'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롄시 당국은 현재 유통과정을 저온 상태로 유지하는 공급망인 콜드체인과 관련된 감염자가 최소 80명이며, 대학가와 관련된 감염자는 최소 72명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쓰촨(四川)성 성도인 청두(成都) 주민들은 당국의 강력한 방역조치에 인내심이 한계가 이르렀다고 SCMP가 보도했다.
인구 2천만명인 청두시에서는 지난 2일 이후 5명의 확진자가 보고되자 일주일도 안 돼 8만2천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시공동반자'이니 당국에 신고하고 사흘 안에 최소 두 차례 핵산검사를 받아라"는 휴대전화 안내문자를 받았다.
청두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확진자와 800㎡ 내에서 10분 이상 접촉했거나, 고위험 지역에 지난 14일간 총 30시간 이상 머무른 사람에게 '시공동반자'(時空伴隨者·스콩반수이) 문자가 발송된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지역감염이 확산되자 '같은 시공간에 있었다'는 의미의 '시공동반자'라는 새로운 용어를 꺼내들었다.
시공동반자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사람들을 지칭하지만, 기존 밀접접촉자와는 구별된다.
이 문자를 받은 이들은 무조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하며, 중국 건강 코드 미니프로그램인 '젠캉바오'(健康寶)가 녹색(정상)이 아닌 노란색으로 바뀐다.
화서공공위생대 교수 3명은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이 시공동반자의 과학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생활을 보호하고 일상생활에 대한 지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고 SCMP는 전했다.
교수들은 '시공동반자'가 설정한 800㎡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정한 밀접접촉, 간접 밀접접촉, 일반접촉 등 그 어떤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빅데이터는 감염 발생 위험에 대한 접근과 방역조치 설계, 자원의 동원을 지원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정확한 방역조치의 원칙에 반하며 이는 막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젠캉바오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하는 사람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의료진과 공중보건 자원이 낭비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고 일상은 파괴된다고 말했다.
음악가 크리스틴 응은 2주 전 청두의 극장에 영화 보러 갔다가 밀접접촉자로 분리돼 사흘 후 격리 호텔에 들어갔고,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했다.
그는 SCMP에 격리 이후 거의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면서 "현재 여기는 다소 미친 것 같다. 이번에는 여파가 훨씬 크게 느껴진다. 사방에서 많은 코로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나?"라며 "이번에는 한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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