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역사결의, 배금·향락주의 등 개혁개방 부작용 적시 눈길(종합)

입력 2021-11-17 00:41   수정 2021-11-17 00:48

中역사결의, 배금·향락주의 등 개혁개방 부작용 적시 눈길(종합)
習 집권기-덩샤오핑 시대 차별화 시도인듯…톈안먼 사태 '정치풍파' 묘사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초장기 집권의 길을 여는 의미로 평가된 중국 공산당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정치풍파", "동란" 등 표현으로 묘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1일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에서 채택된 3만6천여자 분량의 역대 세 번째 역사결의(이하 결의) 전문을 공개했다.
역사결의 채택 당일 결의 요지를 담은 '공보'를 발표한지 5일 만에 전문을 공개한 것이다.
결의 내용 중 시 주석을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을 잇는 중국 공산당 100년사의 3대(大) 지도자 반열에 올리는 동시에 '새 시대'의 첫 지도자로 규정하는 내용은 공보에 소개된 바와 같았지만 공보에 거론되지 않았던 논쟁적 사건에 대한 언급도 담고 있었다.
◇ 6·4 사태 "정치풍파"·"동란" 묘사
결의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고 동유럽이 격변했다"며 "국제사회 반(反) 공산주의·반 사회주의 적대 세력의 지지와 선동으로 인해 국제적인 큰 기류와 국내의 작은 기류는 1989년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에 우리나라에 엄중한 정치 풍파를 초래했다"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당과 정부는 인민을 의지해 동란(動亂)에 선명하게 반대하는 것을 기치로 해서 사회주의 국가 정권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했다"고 부연했다.
반 부패와 개혁 등을 요구한 대학생 중심의 시민 시위대가 인민해방군에 의해 유혈 진압되면서 많은 사상자를 낳은 톈안먼 사태를 '엄중한 정치 풍파'이자 '동란'으로 규정한 것이다.
2차 역사결의가 개혁개방 초기인 1981년에 나왔기에 1989년 톈안먼 사태에 대한 역사결의상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문화대혁명 '10년 내란' 규정…마오 책임 인정하되, '이용당했다' 평가
결의는 수많은 인명과 재산 및 정서적 피해를 초래한 '극좌 사회주의 정풍 운동'인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과 대약진운동 등 마오쩌둥 시기의 과오에 대해 직전 역사결의가 지적한 비판적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의는 "유감스럽게도 제8차 당 대회(1956년)에서 형성된 바른 노선이 완전하게 견지되지 못해 '대약진운동', '인민공사화 운동' 등의 착오가 잇달아 발생하고 반우파투쟁도 심각하게 확대됐다"고 기술했다.
대약진운동은 마오 주도 하에 1958년부터 1960년 초 사이에 일어난 경제도약 운동으로, 철강 등 공업 생산력의 비약을 목표로 했지만 농업경제 파탄으로 인해 수많은 아사자를 낳았다.
또 인민공사는 역시 마오 주도로 1958년 농업 집단화를 위해 만든 대규모 집단농장을 말한다. 생산수단의 집단소유와 공유제를 급속히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혼란을 불렀다.
결의는 또 문화대혁명에 대해 "사회주의 사회 계급 투쟁의 이론과 실천에 관한 마오쩌둥 동지의 착오는 갈수록 심각해졌고, 당 중앙은 적시에 이런 착오를 수정하지 못했다"며 "마오쩌둥 동지는 당시 우리나라 계급 형세와 당 및 국가 정치 상황에 대해 완전히 잘못 평가해서 문화대혁명을 발동하고 영도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린뱌오(林彪·1907∼1971), 장칭(江靑·1914∼1991) 두 반혁명 집단이 마오쩌둥 동지의 착오를 이용해 국가와 백성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죄악된 활동을 해 10년 내란을 빚어내고, 당과 국가, 인민이 신 중국 성립 이래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겪게 했다. 교훈은 극도로 비통했다"고 적어 마오가 이용당했다는 시각을 담았다.
그와 더불어 문혁에 대해 "재난"이라는 용어도 사용했다.
◇배금주의 등 개혁개방 부작용 지적…덩샤오핑 시대와 시진핑 시대 차별화
또 시 주석이 집권한 무대인 2012년 제18차 당 대회 이후 당의 치적을 기술한 대목에서 개혁·개방의 부작용들을 거론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결의는 18차 당 대회 이후 '문화 건설' 분야 성과를 거론한 대목에서 "(개혁개방 이후) 배금주의, 향락주의, 극단적인 개인주의, 역사 허무주의 등 잘못된 사상 경향이 불시에 등장했고 인터넷 여론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지적하고, 시정을 위한 당의 노력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 주석의 최대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가 결의에 5차례나 등장한 것도 개혁·개방의 최대 그늘인 빈부차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개혁·개방 시대를 이끈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시대와 시진핑 집권기를 차별화하는 동시에 덩과 그의 후임 지도자인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지도자로 시 주석을 자리매김시키려는 포석이 결의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코로나 대응 "중대한 전략적 성과" 자평
중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고강도 봉쇄 및 격리, 신속한 백신 보급 등으로 국내 피해 최소화에 성공한 반면 작년 초 우한(武漢)에서의초기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해 국제적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많지만 이번 결의는 "전염병에 맞선 투쟁은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거뒀고 위대한 항역(전염병과의 싸움) 정신을 만들어 냈다"며 자찬했다.
결의는 "2020년 갑작스러운 코로나19에 직면하여 당 중앙위원회는 단호한 결정을 내리고 침착하게 대응했으며 '인민 지상(至上)', '생명 지상'을 견지했다"고 평가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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