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러시아 직접연결 가스관 승인 보류…유럽 가스값 17% 급등

입력 2021-11-17 08:27   수정 2021-11-17 08:28

독일, 러시아 직접연결 가스관 승인 보류…유럽 가스값 17% 급등
규제당국 시정지시에 노르트스트림-2 개통 지연
수개월 미뤄질듯…9월 완공됐으나 갈등·우려 지속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의 최종 승인이 수개월 더 미뤄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에너지 규제 당국은 이날 노르트 스트림 운영사가 독일 법에 따른 요구 사항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승인을 보류했다.
독일 당국은 독일 영토 내에서 가스관을 운영하는 운영사는 독일에 위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재 스위스에 기반을 둔 노르트 스트림-2 보유 컨소시엄은 독일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주요 자산과 인적자원을 이 자회사로 옮겨야 한다.
BBC는 이 결정으로 노르트 스트림-2의 독일 내 승인이 수개월 미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독일 당국의 승인을 받아도 유럽연합(EU)의 행정부인 유럽 집행위원회에서 추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노르트 스트림-2는 발트해의 해저를 가로지르는 1천230㎞ 규모의 가스관으로, 총 100 유로(약 13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이 가스관을 가동하면 독일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량이 기존의 2배로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관은 이미 지난 9월 완공됐지만 러시아와 유럽의 갈등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과 EU의 안보동맹인 미국은 이 가스관이 승인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이 더 심화할 것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일 규제 당국이 이날 노르드 스트림-2의 승인을 보류하자 EU와 영국에서 천연가스 도매가격이 17% 치솟았다고 BBC는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추운 겨울에 대한 우려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미 가스값이 고공행진을 하던 중이었다.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인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량을 제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각이 많다.
최근 러시아와 군사적 대치 상태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노르트 스트림-2의 승인을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기존 가스관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과하는데, 노르트 스트림-2가 가동하는 경우 우크라이나는 기존 가스관에 징수하던 '통행료'를 받지 못해 경제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해 "(러시아의) 위험한 지정학적 무기"라고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가 노르트 스트림-2를 우크라이나에 적대적인 용도로 활용하려 한다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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