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서 탄핵안 부결…예정대로 내년 3월 임기 마치게 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이른바 '판도라 페이퍼스'의 폭로로 불거졌던 탄핵 위기에서 벗어났다.
칠레 중도우파 여당 연합은 16일(현지시간) 상원에서 피녜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통과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표결이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이미 의원 14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1명은 기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탄핵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상원 전체 43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인 29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미 반대와 기권표가 3분의 1을 넘긴 것이다.
이로써 피녜라 대통령은 예정대로 내년 3월까지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
피녜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지난달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의 탈세와 부패 실태를 폭로한 문건인 '판도라 페이퍼스'를 공개한 후 발의됐다.
이 문건에 따르면 피녜라 대통령의 첫 임기 때인 2010년에 대통령 자녀 소유 광산기업이 대통령 친구에게 팔렸는데, 계약 조건에 정부가 광산 주변을 환경보호구역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특혜 의혹이 폭로된 뒤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 12년간 기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칠레 사법당국이 2017년 해당 의혹을 조사해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이달 초 칠레 하원은 찬성 78표 대 반대 67표, 기권 3표로 탄핵안을 가결한 바 있다. 다만 상원에선 여당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일찌감치 부결이 예상됐다.
이날 상원 표결은 칠레 대통령 선거를 불과 닷새 앞두고 이뤄진 것이었다.
오는 21일 대선에선 극우 후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와 좌파 가브리엘 보리치가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시위 사태 등을 거치며 지지율이 바닥으로 추락한 피녜라 대통령은 연임 불가 규정에 따라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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