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성과 없었다'?…"中, 회담 직후 역사결의 공개"

입력 2021-11-17 10:53   수정 2021-11-17 18:02

'미중 정상회담 성과 없었다'?…"中, 회담 직후 역사결의 공개"
홍콩 명보 "회담 결과에 대한 중국 평가 반영한 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중국이 3차 역사결의 전문을 발표한 것을 두고 홍콩 명보는 17일 회담 결과에 대한 중국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 전회)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채택된 3차 역사결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초장기 집권의 길을 여는 문서로 평가된다.
명보는 "사실 역사결의 같은 문건의 공표 시기가 어젯밤일 필요가 없다"며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선전을 냉각시키기 위한 고려에서 이뤄진 것임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전후로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 분위기가 현저히 달라졌다"며 "이는 회담 성과에 대한 중국의 평가를 어느정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상회담 결과 발표 전까지만 해도 중국 관영매체들이 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전문가 인터뷰 등을 진행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이런 분위기가 저녁 뉴스에서는 현저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전날 중국중앙(CC)TV 저녁 뉴스는 전 세계가 주목한 정상회담 소식을 겨우 3번째로 전하면서 비중도 낮 방송에 비해 크게 줄였다. 대신 역사결의에 관한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명보는 "예상된 일이긴 했지만 양국 관리들이 발표한 회담 내용을 보면 정상회담은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심지어 두 정상은 미·중 관계 유지 목적에 대한 해석마저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과 중국을 경쟁적 관계로 보면서 가드레일 설치를 통해 미·중 경쟁을 관리할 필요성을 제시한 반면, 시 주석은 양국을 '상호 존중'의 관계로 정의하면서 제로섬 게임을 해서는 안된다며 입장차를 확인했다.
신문은 특히 양국은 대만 문제에서 가장 큰 이견을 보였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시 주석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분명히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면서도 대만 해협에 걸쳐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 반대한다고 강조했고, 시 주석은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불에 타 죽는다'는 격한 표현을 동원하며 대만 측 태도에 따라 무력 통일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명보는 "시 주석이 미국 대통령 면전에서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첫 번째 중국 지도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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