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2명 오토바이 함께 타면 총맞는다" 미얀마 쿠데타 군부 왜?

입력 2021-11-17 12:39  

"남성2명 오토바이 함께 타면 총맞는다" 미얀마 쿠데타 군부 왜?
오토바이 이용 폭발물 투척 대응책…"어찌 살라는 거냐" 시민들 반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이 오토바이를 이용한 반군부 세력의 폭발물 투척 공격을 막기 위해 오토바이 탑승자를 제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 부족 등으로 오토바이에 크게 의존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와 미얀마 나우는 17일 군부가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해 사가잉, 타닌따리, 만달레이 내 일부 지역에 새로운 오토바이 탑승 규정을 내려보냈다고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남성 2명이 한 오토바이에 함께 탈 수 없다.
또 남녀가 한 오토바이에 탈 경우에는 반드시 남성이 오토바이를 운전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오토바이 탑승자가 노령자면 두 명이어도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16일부터는 이 규정을 위반하면 오토바이가 압수될 수 있으며, 18일부터는 위반시 체포되거나 총에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민간인 무장세력인 시민방위군(PDF)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군경 및 군정 관련 시설에 폭탄을 던지고 달아나는 공격이 빈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5일에도 만달레이 지역 메익틸라구의 PDF가 오토바이를 타고 군경 순찰대에 폭탄을 던져, 경찰 2명이 숨지고 수 명이 부상했다고 PDF가 주장했다.
미얀마 나우는 타닌따리 지역 내 다웨이구 주민을 인용, 이미 지난 15일 오전에 남성 두 명이 오토바이 한 대를 같이 타고 가다가 정지 명령을 받은 뒤 '경고' 차원에서 군인 6명에게 두들겨 맞았다고 보도했다.
다웨이구 다른 지역에서도 남성 두 명이 오토바이 한 대를 타고 가다가 단속돼 벌금을 낼 것을 요구받았으나 돈이 없자 구금당했다고 이 주민은 주장했다.
그러나 타닌따리 지역 경찰 책임자는 미얀마 나우에 오토바이 탑승자 제한 지시는 없다고 부인했다.



군정이 PDF의 '치고 빠지기' 폭탄 공격을 막겠다며 오토바이 탑승 인원을 제한하면서 출퇴근 또는 외출시 오토바이를 사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버스는 부족하고 택시는 비싸 탈 엄두를 못 내는 서민들의 불편의 가중될 것이라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메익틸라구의 한 주민은 "군과 경찰은 2명이건 3명이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오토바이를 타면서 시민들에게만 이런 규정을 적용하는 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들은 이번 조치로 생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한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일을 계속해 먹고 살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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