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차장, 7월 이뤄진 중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내용 일부 공개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중국이 올여름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중국의 선제 핵공격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미국 군부 2인자가 밝혔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차장은 16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지난 7월 27일 발사한 극초음속 무기 실험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하이튼 차장은 "당시 중국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사일에서 분리된 초음속 활공체가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중국으로 돌아가 목표물을 타격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사체가 목표물을 직접 맞췄느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가까웠다"라고 답했다.
중국이 발사한 극초음속 무기는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지구를 한 바퀴 돈 것으로 전해졌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날아가 장거리 레이더를 통해 포착 가능하지만, 극초음속 무기는 비행 고도가 훨씬 낮아 레이더로 잡아내는 게 어렵다.
중국이 현재 수백개의 새로운 미사일 격납고를 건설 중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언젠가는 미국 본토에 기습 핵공격을 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하이튼 차장은 경고했다.
그러면서 하이튼 차장은 "이 무기는 선제공격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수십년 간 미국과 러시아가 핵 균형을 이룬 것은 서로가 굳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중국이 선제공격 능력을 갖추려 한다면 이 힘의 균형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미국도 자체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 중이지만 중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이튼 차장은 "최근 5년간 중국은 수백번의 극초음속 무기 실험을 했지만 미국은 실험을 9번밖에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실험 성공 소식은 미국에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급 충격으로 다가왔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앞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실험에 대해 "스푸트니크 순간과 매우 가깝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스푸트니크 순간은 1957년 10월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면서 미국 등 서방이 큰 충격을 받은 데서 나온 말이다. 미국은 이때부터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이튼 차장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실험 성공이 스푸트니크 순간과 비교하면 어떠냐는 질문에는 "스푸트니크 위성은 미국에 사안의 위급함을 느끼게 했지만 이번 실험은 그렇게 하지는 않은 것 같다"라며 "내 생각엔, 그 실험이 (우리에게) 절박함을 느끼게 해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곧 퇴임하는 하이튼 차장은 앞서 국방기자단과 라운드테이블에서 미국이 관료주의 등으로 인해 새로운 무기 개발에 소극적이고, 극초음속 미사일 등 신형 무기 개발에서도 중국에 뒤지게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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