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절렌즈 우주망원경 2020년대 중반 발사, '골디락스'영역 관측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계인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을 만한 외계행성을 찾는 탐색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우주 생명체 탐사 관련 과학 프로그램 집합체인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Breakthrough Initiatives)는 16일 알파 센타우리 내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서 행성을 찾기위해 2020년대 중반에 맞춤형 우주망원경을 발사한다고 밝혔다.
알파 센타우리의 고대 아랍어 이름에서 따온 '톨리만'(TOLIMAN) 미션은 빛을 모으는 일반 광학망원경과는 반대로 별빛을 꽃 모양처럼 확산하는 회절성 렌즈를 장착한 새로운 망원경을 활용한다. 이 망원경은 항성의 빛이 주변을 도는 행성의 중력으로 미세하게 떨리는 것까지 쉽게 잡아내 행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알파 센타우리는 지구에서 약 4.37광년 떨어진 행성계이자 항성계로, 태양계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태양과 비슷한 알파 A와 B, 적색왜성인 알파 C 등 3개의 별로 구성된 삼중성계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로도 알려진 알파 C에서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포함해 이미 두 개가 발견됐는데, 톨리만 미션을 통해 항성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 표면의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이른바 골디락스 영역에서 새로운 행성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행성이 항성에 너무 가깝게 붙어 있거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 생명체 존재에 필요한 물이 증발해 사라지거나 얼어붙어 생명체가 존재하기 어렵다.
이번 톨리만 미션에는 호주 시드니대학 '시드니 천문학연구소'의 피터 투트힐 교수 주도로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와 호주 우주기업 '세이버 우주항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등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JPL의 광학 공학자 에두아르도 벤덱 박사는 "밤하늘에 가장 가까이서 빛나는 밝은 별인데도 주변에서 행성을 찾아내는 것은 거대한 기술적 도전"이라면서 "톨리만 미션은 알파 센타우리 별의 위치를 극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맞춤형 우주망원경을 발사할 것이며, 별을 도는 행성이 있다면 작지만, 측정 가능한 흔들림을 유발할 것"이라고 했다.
투트힐 교수는 "천문학자들이 수천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놀라운 기술을 갖고있지만 정작 우리의 뒷마당이라고 할 수있는 곳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면서 "우리의 이웃 행성계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웃 행성은 대기와 표면의 화학 구성, 생명체 흔적 등을 관측하고 분석할 수 있는 최상의 전망을 가진 곳으로, 신속한 저비용 미션으로 2020년대 중반께 결과를 내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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