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미중 정상회담 뉴스 압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16일 전문이 공개된 중국 공산당 제3차 역사결의에 대한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같은 날 열린 미중 정상회담(영상)을 압도했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 전회)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채택된 3차 역사결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초장기 집권의 길을 여는 문서로 평가된다.
전날 중국중앙(CC)TV의 저녁 7시 메인 뉴스격인 신원롄보(新聞聯播)는 평소보다 20~30분 긴 70분간 방송됐다.
신원롄보는 시 주석의 역사결의 초안 설명, 역사결의 내용, 역사결의 단행본 출간 소식을 40분에 걸쳐 차례로 보도했다. 앵커가 약 27분에 걸쳐 역사결의의 주요 내용들을 직접 읽었다.
그리고 난 뒤 4번째 뉴스로 미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7일자에 역사결의 관련 소식을 톱기사로 실어 1면의 4분의 3 정도를 채웠다. 미중 정상회담 소식과 사진은 1면 하단의 나머지 4분의 1 지면에 할애했다.
1면과 후속 5개면에 걸쳐 3만6천여자에 달하는 역사결의 전문을 실었다. 2면에는 역사결의의 초안에 대해 시 주석이 설명한 내용을 실었다.
미중 정상회담은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회담인데다 올들어 중국에 가장 중요한 외교 일정으로 평가됨에도 역사결의에 비하면 '초라하게' 다뤄졌다.
중국 당국은 16일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지 약 4시간 30분 후 역사결의 전문을 매체들을 통해 공개했다.
역사결의는 채택된 당일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채 결의의 요지를 담은 6중 전회 공보만 발표된 터라 곧 전문 공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시기가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지 몇시간 후일지는 예상밖이었다.
이에 역사결의 보도가 미중 정상회담 뉴스를 압도한 것을 두고 모종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시 주석의 위상 강화 측면에서 두 사안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에서부터 정상회담 결과가 예상에 못 미치자 역사결의 공개로 정상회담 뉴스를 덮어 씌우려 했다는 분석까지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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