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내전 중인 에티오피아가 비상사태를 빌미로 내전 상대인 북부지역 티그라이 출신을 중심으로 1천 명 넘게 구금하고 있다고 유엔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즈 트로셀 유엔 최고인권대표실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2일 에티오피아에서 비상사태가 선포된 후 2주 사이 곤다르, 바히르 다르 등뿐 아니라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체포와 수색, 구금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이 비상사태를 지나치게 넓게 적용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훨씬 더 충격스러운 것은 구금된 사람 대부분이 티그라이 출신이라는 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들은 종종 반군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과 연계되거나 이를 지원한 혐의로 체포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보고에 따르면 지난 한주 정도에만 최소 1천 명이 구금된 것으로 여겨진다. 일부 보고는 이 수치를 훨씬 높게 제시한다"고 말했다.
구금 조건은 일반적으로 열악하며 많은 구금자가 과밀한 경찰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엔 현지 직원도 10명이 아직 구금돼 있고 유엔 도급을 받은 기사 34명도 억류됐다고 트로셀 대변인은 전했다.
유엔은 이들에 대한 즉각 석방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다면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구금 사유를 검토하거나 정식 기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상사태는 6개월 동안 선포됐다. 이 기간에 재판 없이 구금하거나 영장 없이 집마다 수색할 수 있어 인권 침해 소지가 높다고 유엔은 설명했다.
아비 아머드 총리가 이끄는 에티오피아 정부는 내전 1년을 넘기면서 반군의 수도 진격이 임박했다는 설이 나오는 가운데 아디스아바바를 중심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 국무부는 에티오피아 내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즉각 떠나도록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국무부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사태처럼 군용기나 상업용 여객기를 통해 자국민 소개를 도울 계획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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