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끔찍한 범행"…검찰 구형보다는 10개월 감형
피고인 "범행 후회하지만 폭도는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해 1월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특이한 복장으로 눈길을 끌며 '큐어넌(극우 음모론 단체) 샤먼(주술사)'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제이콥 챈슬리(34)에게 징역 41개월이 선고됐다.
17일(현지시간) CNN·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챈슬리에게 징역 41개월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과 손해배상금 100달러(약 11만 8천원)를 명령했다.
챈슬리는 지난 1월 6일 의회 폭동이 벌어졌을 때 30여 명과 함께 처음으로 의사당을 뚫고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램버스 판사는 "피고인은 정부 기능을 방해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미 연방 검찰은 챈슬리에게 징역 51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법정에 선 챈슬리는 범행을 후회한다면서도 자신은 폭도나 테러리스트, 백인 지상주의자 등이 아닌 그저 "법을 어긴 좋은 사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고는 현재까지 의사당 난입 사태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 중 가장 긴 징역형으로 꼽힌다.
의회 폭동 당시 경찰관 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스콧 페어람에게도 이달 초 41개월형이 선고됐다.
챈슬리는 범행 당시 웃옷을 입지 않은 채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 붉은색과 푸른색 등의 페인트를 칠한 상태로 의사당을 헤집고 다녔다.
애리조나주 출신인 그는 지난 대선에서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이한 복장과 맞물려 큐어넌 샤먼으로 대중에 각인됐다.
챈슬리는 범행 이후 체포돼 현재까지 11개월 가까이 구금돼왔다. 그는 지난 9월에는 최장 20년형까지 처할 수 있는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했다.
이날 선고는 의회 폭동 관련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의회 폭동과 관련해 현재까지 기소된 사람은 660여 명에 달한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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