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로 특별기 보내…일부 난민들은 국경서 계속 폴란드 입국 시도
당국자 "벨라루스에 모두 7천명 난민…그 중 2천명이 국경에 머물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라크 정부가 18일(현지시간)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 발이 묶인 자국민 325명을 본국으로 귀환시킬 예정이라고 이라크 외무부를 인용해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외무부 대변인은 난민들의 본국 귀환이 벨라루스 당국과의 조율 하에 이루어진다면서,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이라크 바그다드로 운항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난민 수송에는 특별기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앞서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 사태가 악화한 뒤 바그다드-민스크 노선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앞서 폴란드와의 국경 지역에 있는 '브루즈기-쿠즈니차' 국경검문소 인근의 난민들을 수도 민스크로 태워 오기 위해 처음으로 버스들을 보냈다고 폴란드 내무부가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경검문소 인근에 머물던 난민들이 벨라루스 보안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국경 지역을 떠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하지만 몇 명 정도의 난민이 떠났고 몇 명 정도가 여전히 국경검문소 인근에 남아 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벨라루스 대통령 공보실장(공보수석) 나탈리야 에이스몬트는 현재 벨라루스에는 약 7천 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으며, 그 가운데 약 2천 명이 폴란드와의 국경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국경 지역 난민들 가운데 약 400명은 벨라루스 당국이 마련한 난민 수용센터에 머물고 있으며, 나머지는 숲과 도로 등에 직접 설치한 텐트 등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센터 수용 난민 가운데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인근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대다수 난민은 여전히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로 가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폴란드 국방부는 18일 새벽에도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을 넘으려던 난민 약 100명이 폴란드 당국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난민들의 월경 시도는 국경 수백m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벨라루스 보안요원들이 불법 월경을 조장했다고 국방부는 지적했다.
앞서 16일에는 '브루즈기-쿠즈니차' 검문소에서 난민 수백 명이 폴란드 국경수비대원들에 돌과 보도블록 등을 던지며 월경을 시도했다.
이에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물대포와 최루가스, 섬광탄 등을 이용해 저지에 나서면서 양측 간에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벨라루스 내 난민 사태는 지난 9월께부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시리아 등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이 EU 국가로 입국하기 위해 벨라루스로 들어와 인접한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의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다 이달 8일 벨라루스 내에 체류하던 난민 수천 명이 한꺼번에 폴란드 쪽 국경으로 몰려들어 월경을 시도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폴란드는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과 군사 장비들을 증강 배치해 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대선 부정 의혹으로 서방 제재를 받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정권이 EU에 부담을 안기고, EU 회원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일부러 난민을 불러들여 EU 국가들로 내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벨라루스 동맹국인 러시아가 난민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기획하고 벨라루스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난민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