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새로운 공중보건 우려로 부상…치료 연구 시급"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후에도 후각을 회복하지 못한 사람이 100만 명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이비인후과-두부 및 목 수술'에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뒤에도 후각 상실 또는 기능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사람이 70만∼16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수치도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후각기능장애(OD)가 새로운 공중보건 우려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만성후각장애(COD) 치료 연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72%는 한 달 안에 후각을 회복하고 나머지도 이보다 느리지만 서서히 후각을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 전문가로 이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Penn State) 감각평가센터 존 헤이즈 박사는 이런 문제가 있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를 수 있다며 앞으로 수십 년간 큰 의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증상 가운데 후각 상실은 만성피로나 심장 질환 같은 다른 증상에 비해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냄새를 맡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의 한 연구에서는 후각을 잃은 사람은 상한 음식 섭취 같은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후각이 정상인 사람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 상실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헤이즈 박사는 "후각은 식생활과 사회적 관계에 매우 중요하다"며 "후각을 잃으면 자기 몸에서 나는 냄새도 맡을 수 없고, 식생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의대 샌디프 로버트 다타 박사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코로나19로 인해 후각을 잃는다는 것은 후각 기능 장애 측면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며, 팬데믹 결과로 발생한 것으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어떤 과정에 의해 후각을 잃는지는 여전히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타 박사는 콧속에 있는 후각 관련 지지 세포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치된 의견이라며 냄새를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직접 공격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각 상실 발생 과정에는 여전히 수수께끼가 많이 남아 있다며 코로나19가 어떻게 후각 문제를 일으키는지 밝혀내는 것은 장기적으로 후각이 저절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이를 치료할 방법을 찾아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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