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제니스홀딩스, 2천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주식총수 54% 확보
이번 매각으로 채권단과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 '연내 졸업'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두산건설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최대 주주로 있는 투자목적회사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로 넘어간다.
두산중공업[034020]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지분매각을 통해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더제니스홀딩스에 넘기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더제니스홀딩스는 두산건설이 실시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약 2천500억원 규모로 참여해 두산건설 발행주식 총수의 54%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다.
두산건설은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두산중공업은 더제니스홀딩스가 개선된 재무구조를 토대로 두산건설의 가치를 끌어올려 이익을 실현하게 되면 지분 이익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두산건설 매각은 지난해 대우산업개발과의 협상이 무산된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두산건설은 두산그룹의 자구 계획 진행 과정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건설 경기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이 매각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건설의 올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195억원)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로써 두산그룹의 자구 계획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6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 가량의 긴급자금을 빌린 후 구조조정 작업을 모범적으로 진행해왔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클럽모우CC와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등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8천500억원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자금이 더해져 현재 남은 금액은 7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두산건설 매각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연내 졸업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단은 그동안 두산중공업에 지속적으로 두산건설을 매각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하고 추가 지원 가능성을 차단할 것을 요구해왔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거래에 대해 "당장 현금이 유입되지는 않지만, 향후 더 나은 가치로 지분 매각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딜의 구조로 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매각 거래를 마무리한 후 두산건설을 계열회사에서 제외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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