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F-15K 출격·KC-330 공중급유기 첫 투입해 전투기와 함께 전술조치
中, 핫라인 응답·러는 무응답…중·러 "연합 초계비행, 국제법 준수"
(서울·모스크바·베이징=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유철종 조준형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총 9대가 19일 독도 동북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 후 퇴각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과 오후 3시께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7대가 동해 독도 동북방 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진입한 군용기 중 일부는 오전에 카디즈를 통해 남쪽으로 빠져나갔다가 오후에 다시 북쪽으로 복귀하면서 카디즈를 재진입한 뒤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디즈에 진입한 군용기는 중국의 훙(轟·H) 계열 폭격기 2대와 러시아의 투폴례프(Tu) 계열 폭격기 2대, 수호이 계열 전투기 4대, 조기경보 관제기 A-50 1대로 파악됐다.
우리 군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F-15K 및 KF-16 전투기와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전술조치에 대해 "카디즈에서는 우리 영공에 들어오지 못 하게 하고, (상대기들이) 카디즈를 벗어나면 카디즈에 더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의 카디즈 진입 상황에서 KC-330이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참 관계자는 "작전 효율성과 실전운용 능력 제고를 위해 KC-330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KC-330은 전투기 급유는 물론 국외 재해·재난 때 국민 수송, 해외 파병부대 화물·병력 수송, 국제 평화유지 활동 지원 등의 임무 수행을 하는 다목적 수송기로, 2019년 KC-330 1호기를 도입후 현재 4대를 운용 중이다.
이날 카디즈에 진입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군용기별로 10분 남짓 카디즈에 체공했으며,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
합참은 이들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 상황이 이날 오후 4시 38분에 모두 종료됐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이번 상황을 중·러의 통상적인 연합훈련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추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측은 카디즈 진입 후 우리 측과의 핫라인을 통해 훈련 상황이라고 통보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반면 공군 간 핫라인이 아직 구축되지 않은 러시아는 상황을 통보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언론보도문을 통해 "러시아 공중우주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전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3차 연합 공중 초계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공중우주군 소속 투폴례프(Tu)-95MS 전략폭격기 2대,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전략폭격기 '훙(轟)-6K' 2대가 일본해(동해)와 동중국해 해역 상공에서 초계 비행을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통상 동해를 일본해로 부른다.
또 "이번 비행은 (러-중의) 2021년 군사협력 계획 이행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방부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같은 내용을 밝히고 "국제법 규정을 엄격히 준수했으며, 타 국가의 영공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작년 12월 22일에도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15대가 카디즈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당시 중국 군용기 중 2대는 울릉도 동쪽 일대를 지나 카디즈를 이탈했고, 러시아 군용기 중 2대도 독도 동쪽으로 카디즈를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해 독도 동북쪽으로 빠져나갔다.
중국은 당시 한중 핫라인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사전 통보했지만, 비행정보 교환을 위한 직통전화가 없는 러시아는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
한편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11일 양국 해·공군 간 직통망(핫라인) 설치·운용과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핫라인은 해군작전사령부와 러시아의 태평양함대사령부 간, 공군 제1중앙방공통제소와 러시아 동부군관구 11항공·방공군 간에 올해 안에 각각 설치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 군 당국 간에는 국방부 간 직통전화, 해·공군과 중국 동부와 북부전구 해·공군 간 직통망 등 모두 5개의 핫라인이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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