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비판 메시지 담은'파트리아 이 비다'(조국과 삶), 시위 구호로 쓰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쿠바 출신 음악인들이 반체제 메시지를 담아 만든 힙합 노래 '파트리아 이 비다'(Patria y Vida·조국과 삶)가 라틴 그래미에서 '올해의 노래'로 뽑혔다.
'파트리아 이 비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22회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와 '최고의 어번 음악' 상을 받았다.
헨테 데 소나, 요투엘, 데세메르 부에노, 마이켈 오소르보, 엘펑키 등 쿠바 안팎에 거주하는 음악인들이 함께 만든 이 노래는 쿠바 공산정권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제목 '파트리아 이 비다'는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외친 구호 '조국 아니면 죽음'(Patria o muerte)를 비튼 것이다.
뮤지션들은 노래 속에서 "거짓말은 이제 그만. 우리 국민은 자유를 원한다며 "이제 '조국 아니면 죽음' 대신에 '조국과 삶'이라고 외치자"고 말한다.
쿠바의 식량난과 반체제 예술가 탄압 등도 신랄하게 꼬집는 이 노래가 올해 초 유튜브에 공개돼 빠르게 화제를 모으자 쿠바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노래를 비판하기도 했다.
당국의 비판 속에 노래는 쿠바 안팎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현재 유튜브 조회수 900만 회를 넘겼다.
지난 7월 쿠바 전역에서 기습적으로 벌어진 이례적인 반정부 시위에도 '파트리아 이 비다' 구호가 울려 퍼졌고, 이 노래는 시위의 주제가처럼 쓰였다.
이날 상을 받아든 데세메르 부에노는 "이 상은 우리 조국, 표현의 자유, 그리고 쿠바인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요투엘은 지난 5월 이후 쿠바 교도소에 수감돼 시상식에 함께하지 못한 마이켈 오소르보에게 이 상을 바치며 "파트리아 이 비다"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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