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펑솨이 안전 입증하라"…국제사회 한 목소리 압박

입력 2021-11-21 21:28   수정 2021-11-22 11:23

"중국, 펑솨이 안전 입증하라"…국제사회 한 목소리 압박
유엔, 미국 이어 영국 정부도 대중 압박 대열 동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실종설이 제기되는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의 안위를 확인하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에 펑솨이의 소재와 안전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외교부는 "중국 당국은 그(펑솨이)의 안전과 현재 어디에 있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시급히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이는 (부정적) 여파를 두려워 말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 세계 어디에서든 성폭행 신고는 모두 수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외교부의 성명은 리사 낸디 하원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펑솨이의 실종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정부를 규탄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가디언은 정부와 별개로 영국올림픽협회(BOA)도 이날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시급한 확인을 중국에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2014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펑솨이는 이달 2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2018년 은퇴한 장가오리(75·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가 자신을 성폭행했고, 다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20여 분만에 삭제됐고, 이후 펑솨이는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가 거물 정치인의 치부를 들췄다는 이유로 사실상 감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제사회는 펑솨이의 소재와 안전을 입증하라면서 중국 당국을 한목소리로 압박하고 있다.



리즈 트로셀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지난 19일 언론 브리핑에서 펑솨이의 성폭행 피해 의혹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날 "펑솨이가 실종된 것 같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한다"며 중국 정부가 펑솨이의 안전을 입증할 검증 가능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도 잇따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펑솨이의 안전을 기원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펑솨이의 성폭행 피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고백했다거나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등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CGTN은 18일 펑솨이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협회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했고, 이메일에는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실종되지도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은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경기에 펑솨이가 나타났다며 관련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진위 논란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WTA 측은 21일 공개된 펑솨이의 영상은 그의 안위에 대한 WTA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충분치 못하다"고 밝혔다. 앞서 WTA는 이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 내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WTA 행사를 모두 취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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