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관계 더 발전시킬 것"…파키스탄 등도 운영 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가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대사관 운영을 재개했다고 아리아나 뉴스 등 아프간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UAE가 카불에서 대사관을 다시 열었고 외교 공관에 자국 국기도 올렸다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어 "UAE의 대사관 운영 재개는 잘된 조치"라고 평가하며 양국은 과거의 좋은 관계를 더 발전시키고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각국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곧바로 대사관을 철수시켰다.
이후에도 국제사회 대부분은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각국은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재 아프간에서 대사관을 운영하는 나라는 파키스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슬람 수니파가 인구의 다수인 UAE는 역시 수니파인 탈레반과 전통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과거 탈레반 1차 통치기(1996∼2001년) 때도 탈레반 정부를 인정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탈레반 정부는 재집권 후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교 채널을 가동 중이다.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탈레반 정부로서는 국제사회 인정을 통한 해외 동결 자금 해제와 원조 확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부 장관 대행은 최근 독일, 이탈리아, 터키 등도 카불에 대사관을 다시 설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프간 정부의 해외 자산은 90억 달러(약 10조7천억원) 이상으로 이 중 70억 달러(약 8조3천억원)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8월 아프간 중앙은행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등에 예치한 이 같은 자산을 동결했다.
아울러 아프간 정부 공공 부문 경비의 75%가량을 맡아온 해외 원조도 대부분 끊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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