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맨다 녹스 사건' 진범 아프리카 남성 14년만에 형 종료

입력 2021-11-24 04:31  

'어맨다 녹스 사건' 진범 아프리카 남성 14년만에 형 종료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교환학생으로 이탈리아에 체류하던 영국인 여대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온 아프리카 남성이 형 집행을 모두 마쳤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법원은 코트디부아르 출신 루디 구데(35)의 형 집행 종료를 결정했다고 그의 변호인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구데는 2007년 11월 이탈리아 페루자의 한 아파트에서 영국인 교환학생 메러디스 커처(당시 21세)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구데는 원래 2023년 만기 출소 예정이었으나 법원이 작년 사회봉사 활동으로 남은 형기를 대신하도록 명령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실상 형기를 줄이는 결정을 내리면서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

이 사건은 잔혹한 범죄 형태에 더해 섹스 중독으로 묘사된 미모의 미국인 여대생 어맨다 녹스가 유력한 용의자로 수사선상에 올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재학 중 교환학생으로 페루자에 오게 된 녹스는 살해된 커처의 아파트 룸메이트였다.
남자친구인 솔레시토와 함께 살인 혐의로 체포·기소된 녹스는 2009년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2년 뒤 항소심에선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돼 석방됐다. 이후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고서 완전히 혐의를 벗었다.
구데는 커처의 몸에서 검출된 DNA가 결정적인 증거가 돼 유죄를 피하지 못했다.
사건의 전말은 2016년 '어맨다 녹스'라는 제목의 범죄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됐다.
항소심의 무죄 판결 직후 미국의 가족에게 돌아간 녹스는 2019년 6월 형사사법 관련 행사 참석차 이탈리아로 돌아와 재차 결백을 주장함과 동시에 당시 선정적인 기사를 양산한 언론의 보도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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