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속도전 예고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영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미국 출장 일정이 미국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입지를 최종 선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24일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 방침을 밝힌 후 최종 입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을 계기로 매듭을 지은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새 공장 부지를 확정하면서 한동안 멈춰 섰던 대규모 투자·인수합병(M&A)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출국해 열흘가량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 미국서 정·재계 인사 두루 만나…반도체 공장 부지 매듭
이 부회장은 최종 입지 선정에 앞서 워싱턴D.C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이 만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들 인사에게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 행정부 및 입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직접 이끌어온 만큼 이번에도 직접 나선 것이다.
테일러시에 들어서는 신규 파운드리 라인은 2022년 완공되는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 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핵심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 신규 M&A 탄력받을 듯… AI, 5G, 전장사업 등 다양하게 검토
삼성전자는 이번 미국 투자 이후에도 평택을 중심으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M&A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맥이 끊긴 상태다.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길에 삼성 연구원들과 만나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면서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그런 만큼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차세대 먹거리에 대한 더욱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바탕으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대규모 M&A를 예고한 바 있다. 검토 분야는 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 사업 등 다양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001200]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이 새 성장동력을 얻으려면 외부 수혈이 중요하며 순현금 투자 자산도 충분하다"며 "파운드리 사업 보강을 위한 파운드리사 인수가 예상되며 NXP, 글로벌파운드리 등이 후보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이번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신호탄으로 삼성은 계속해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바이오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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