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7천만원 들여 항공권·호텔 자가격리 비용까지 지원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홍콩의 한 요식업 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고향에 가지 못한 직원 250여명에게 고향방문 지원이라는 통큰 선물을 한다고 미국 CNN이 26일 소개했다.
CNN에 따르면 식당 30여 곳을 운영 중인 '블랙 십(Black Sheep) 레스토랑' 그룹의 공동 창업자 사이드 아심 후사인과 크리스토퍼 마크는 적어도 65만 달러(약 7억7천만원)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직원 복지를 결정했다.
그룹 측은 항공권과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물론, 홍콩 복귀 후 최장 3주에 달하는 시설격리 기간 무급휴가를 인정하고 호텔 격리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격리기간 자사 레스토랑에서 밤마다 식사도 배달해줄 예정이다.
회사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대신 직원들은 여행에서 돌아온 뒤 최소 1년간은 퇴직이 금지된다.
지원안을 처음 내놨던 후사인은 "술을 많이 마신 뒤 나온 우스꽝스러운 생각이었다"면서 다음날 그룹 내에서 논의했을 때 모두 반대했지만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요식업은) 이윤이 매우 적은 분야"라면서도 "올바른 일이라 느꼈다"고 밝혔다.
블랙 십의 직원들은 곧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를 비롯한 세계 각지로 떠날 예정이다.
인도 펀자브 요리 식당 가운데 유일하게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그룹 산하 '뉴 펀자브 클럽'의 직원 1명은 코로나가 확산한 지난해 3월 이후 아내와 아들, 부모 등 가족을 보지 못했다면서 고향인 펀자브 지방으로 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 직원은 "아들이 8살인데 한 달 사이에도 많이 자란다"면서 "어서 빨리 어머니가 해주는 요리를 먹고 싶다. 또 다시 여행할 수 있어 매우 들뜬다"고 말했다.
그룹 산하 다른 음식점 직원도 "사랑하는 이가 숨졌을 때를 비롯해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힘들었다"면서 "어머니를 안을 수 없고 가족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집에 있을 수 없다는 게 정서적으로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CNN은 이 그룹이 향후 런던·파리 등 세계 각지에 음식점을 내려 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이러한 복지를 제공할 만한 충분한 자금이 있다고 평가했다.
창업자 후사인은 요식업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언급하며 "그룹들은 보통 직원과 고객, 납품업체들로부터 가치를 가져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가치를 주는 그룹이 되는 게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원안과 관련해 직원을 너무 깐깐하게 감시하지 말도록 지시했다면서 "적용할 때 너무 엄격하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고향 방문 대신)해변에 가고 싶다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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