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과 비슷한 영토 점령, 거대 군사 충돌 야기 소지"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미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추수감사절 기간으로 조용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러시아의 서부 국경 지역 10만 군 주둔 소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서부 국경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맞닿은 곳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조짐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하루 전인 24일 러시아는 흑해에서 해·공군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이에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이례적인 훈련"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처럼 러시아가 내년 1월이나 2월 초 침공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약 8년 전과 비슷한 영토 점령은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지정학적인 갈등뿐만 아니라 거대 군사 충돌을 야기할 소지를 안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동맹국과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달 초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가 2014년 때처럼 심각한 실수를 하는 것"이라며 "당시 러시아는 먼저 도발 당했다고 거짓 주장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어떤 공격에도 준비가 돼 있고, 2014년과 같이 허를 찔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공격을 핑계로 우크라이나나 다른 나라로부터 먼저 도발 당했다는 허상의 각본을 쓰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저격했다.
미국은 현재 군사 전문가와 함께 새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등 러시아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대안을 고심 중이다.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유럽 동맹국들과 효과적인 새 제재도 검토 중이다.
미 국무부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나쁜 행동들을 다루기 위해 많은 수단을 쓸 계획이며, 그런 수단들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국과 정보도 활발하게 교환하고 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2일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동맹국들과 광범위한 의견 교환을 해왔다"고 밝혔고, 미 국방부도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와 전화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웃 국가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군사력을 파견한다면 "국경 지역의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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