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중국 규제 당국이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에 뉴욕증시 자진 상장폐지를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민감한 데이터 유출 우려'를 이유로 디디추싱에 상장폐지 방안을 제출해 정부 당국의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했다.
거래 중인 자사 주식을 전량 매입해 비상장사가 되거나, 홍콩 증시에 상장한 뒤 뉴욕 증시에서는 상장을 폐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다만 유동 주식을 전량 매입하려면 적어도 주주들에게 공모가(주당 14달러) 이상을 제시해야 해 디디추싱 입장에서는 손해가 크다.
6월 상장 후 규제 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약 42% 폭락한 상황에서 현재 주가(8.11달러)로 매입을 제안하면 소송이나 주주들의 저항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홍콩에서 디디추싱을 이중으로 상장하는 경우, 공모가는 뉴욕증시의 상장 가격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가지 방안 모두 디디추싱에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실제 이런 보도가 나오자 디디추싱의 주요 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일본 증시에서 5.19% 급락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이런 제안을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디디추싱과 CAC는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의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 당국의 경고에도 뉴욕증시에 상장해 44억 달러(약 5조2천억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였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디디추심의 뉴욕증시 상장에 대해 중국 내 민감한 정보가 미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 왔다.
디디추싱을 대상으로 여러 건의 조사를 벌여 상당 규모의 벌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번 상장폐지 요구 역시 이런 '처벌'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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