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제안으로 소치서 회동…"평화협정 점검, 추가 조치 협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3국 정상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회동해 1년 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전쟁을 벌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위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를 흑해 연안의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로 초청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3국 정상은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양국이 국경 확정을 위한 양자위원회 창설을 추진하고, 러시아는 양국의 요청이 있을 시 이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 개발을 위한 구체적 프로젝트를 조속히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앞서 회담을 시작하며 3국 정상 회담 목적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복원을 위한 여건 조성이라면서 "사람들이 이 지역에서 안전하게 느끼고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며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가 상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아주 깊은 역사적 관계를 갖고 있으며 그것이 무너지기를 원치 않는다. 오히려 관계를 복원하고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현재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 1년 동안 (3국이) 역내 상황 해결을 위해 적잖은 일을 하는 데 성공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3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9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군사행동 전면 중단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었다.
그는 이어 지난 1년간의 노력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평화로운 삶을 위한 여건들이 조성돼 가고 있다면서 5만3천 명의 난민이 상주 거주지로 복귀한 사실을 증거로 들었다.
그는 "이 기간에 실제로 적잖은 일을 했다"면서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며 양측에서 사람들이 숨지고 부상하는 비극적 사고들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위해 이날 3국 정상이 모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날 회담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평화 정착을 위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평화로운 생활 여건 조성을 위한 추가적 조치들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회담은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옛 소련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9월 오랜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전쟁을 벌였다.
그러다 11월 러시아의 중재로 평화협정에 합의했으나, 실제론 아제르바이잔의 완승으로 전쟁이 마무리됐다.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주요 지역 대부분을 수복했으며, 러시아는 양측의 충돌 방지를 위해 해당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산발적인 교전을 계속했다.
지난달 중순에도 양국 군인들이 국경 지역에서 교전을 벌여 양측에서 모두 사상자가 발생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옛 소련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1992∼1994년 양측 간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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