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원자력]④ 그린피스 "원전, 저탄소지만 기후변화 대책 아니다"

입력 2021-11-28 16:01  

[프랑스의 원자력]④ 그린피스 "원전, 저탄소지만 기후변화 대책 아니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가 탄소제로(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 재개를 꺼내 들자 환경 단체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프랑스지부에서 에너지 캠페인을 담당하는 니콜라 나스는 2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프랑스 정부의 이런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그는 프랑스의 원전 신설 계획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핵에너지는 깨끗하지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수백, 수만 년 동안 위험할 수 있는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라며 "원자력은 탄소를 적게 발생하는 에너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맞설 수단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나스 책임자는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고 2050년에는 순 배출량을 0으로 끌어내리겠다는 목표지만 원전을 추가로 지어가며 대응하기에는 탄소 감축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스가 2007년부터 노르망디 플라망빌에 짓는 제3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도 14년째 완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2040년까지 새로운 원전을 완성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전을 짓기로 하고 나서 그 원전에서 전력을 공급하기까지 10∼19년이 걸린다"며 "핵발전 능력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석탄과 가스 발전소는 여전히 돌아가면서 온실가스를 내뿜는다"고 말했다.
그린피스 프랑스 지부는 아울러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데 충분히 투자한다면 새로운 원전을 짓지 않고도 충분히 탄소 중립에 도달할 수 있는데도 마크롱 정부가 애써 이를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송전공사(RTE)나 국제에너지기구(IEA), 환경단체 네가와트 등이 2045∼2060년 사이 원전에 의존하지 않은 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며 제시한 여러 시나리오를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스 책임자는 또 원전이 '녹색 에너지'로 분류되도록 하려고 마크롱 정부가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전환 에너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일부 국가와 거래를 했다고 주장하며 "원전은 화석 연료와 동맹을 맺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프랑스 지부는 EU 집행위원회가 지정한 전문가 사이에서 녹색 산업 분류 체계에서 원전을 '녹색 에너지'로 분류하는 데 있어서 만장일치가 이뤄진 게 아니라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전의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낡은 유럽의 원전은 현대에 등장한 위협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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