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수출 협상 진행중…계약 성사시 중동·아프리카 첫 진출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김용래 기자 = 국산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K-9 자주포는 처음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1)에서 한국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이른바 'K-9 패키지'의 완제품 납품과 기술 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방식의 수출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2005년부터 이집트 진출을 타진하기 시작한 K-9 자주포의 수출이 최종 성사되면 중동·아프리카지역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K-9 자주포는 현재 한국 등 7개국이 1천700여 문을 운용하고 있고, 앞서 터키·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됐다. 작년 9월에는 호주 육군 자주포 획득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으로 선정돼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특히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방산전시장에 설치된 한화디펜스 전시관을 직접 방문해 수출 기대감을 높였다.
K-9 자주포가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제2의 천궁'이 될지 방산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국산 탄도탄 요격체제 '천궁-Ⅱ'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4조원대 물량을 수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전시회 취재를 나온 이집트의 한 기자는 "이집트에서 K-9 도입에 관심이 크다"면서 "성능이 좋아서 이집트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집트와 한국이 방산 교류를 더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 측은 중동·아프리카 판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 손재일 대표이사는 "K-9은 이집트 등 아프리카·중동국가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여러 나라의 요구 성능에 가장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수출 전선을 넓혀왔는데, 이런 맞춤형 전략으로 아프리카 등 새 시장 개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EDEX 2021'에는 40여 개국 350여 개 방산기업이 참여 중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설치한 한국관에는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풍산, 한컴라이프케어, 두두아이티 등 10여 개 업체가 참여해 'K방산'을 알리고 있다.
현대로템도 현지에서 K-2 전차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까지 개통된 이집트에서 1·3호선 전동차를 현대로템이 수출할 정도로 이집트는 이 회사에 친숙한 시장이다.
다만, 전차는 자주포보다 가격이 높아 아직 수출 논의가 본격적으로 오가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작년부터 전차, 탱크 등 여러 지상장비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장기적 비전을 갖고 노력하면 전차사업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해공군 병력 60만여 명에 예비군 48만 명을 둔 이집트는 2015∼2019년 기준(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 집계)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의 무기 수입국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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