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연일 전투기 등을 동원해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대만해협 주변에 전략 핵잠수함까지 노출하면서 무력 시위를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이에 미군은 대잠 초계기를 동원해 잠함을 추적 감시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대만해협 주변의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는 모습이다.
30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 싱크탱크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전날 미 해군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 1대가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미 공군기지에서 날아와 대만과 필리핀 루손섬 사이 바시 해협을 거쳐 대만해협 남쪽에서 북쪽으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군 대잠 초계기는 평소와 달리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중국측 방면에서 비행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군 핵 잠수함을 추적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핵잠수함은 당시 선체를 드러낸 채 함정 1척의 호위를 받으며 중국 보하이만으로 항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연구소(USNI) 칼럼니스트이자 군사전문가인 서튼은 전날 트위터에 유럽우주국(ESA)의 센티널 2 위성 자료를 인용해 중국 094형 진(晉)급 탄도미사일 발사 핵잠수함(SSBN)으로 보이는 잠수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해당 잠수함은 수리를 위해 하이난다오(海南島) 산야(三亞)시의 야룽완(亞龍灣) 잠수함 기지를 출발해 북쪽 보하이(渤海) 조선소로 향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다양한 견해와 진단을 내놨다.
군사전문가인 뤼리스(呂禮詩) 전 대만 해군학교 교수는 페이스북에 미 해군 대잠 초계기가 평소와 달리 대만해협 남쪽에서 북쪽으로 비행한 데 주목하면서 중국 잠수함 추적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해당 잠수함이 단순히 수리만을 목적으로 선체를 드러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하이난다오 지역에 전략 핵잠수함이 배치된 것은 이미 수년전인 만큼 수리 능력이 없진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에 무게를 실었다.
뤼 교수는 특히 중국이 잠수함 수리를 위해 이동한다면서 굳이 연안 교통이 가장 복잡한 해역을 선체를 드러낸 채로 통과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체 부상 항해라는 관점에서) 지난 10월 남중국해에서 군사 작전 도중 충돌 사고를 빚은 미 해군 시울프급 핵추진잠수함 코네티컷호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내놨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 수샤오황(舒孝煌) 연구원은 미 해군 대잠초계기와 관련해 SCSPI가 밝힌 내용이 사실임을 전제로 대만해협을 통과한 미군기 비행경로가 종전과 달라 정치적 함의가 군사적 의미보다 큰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군이 지난 28일 군용기 27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켜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인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초계기 추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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