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조종사 법정 증언…"비행기 별칭은 '로리타 특급'"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개인 제트기에 세계 유명인사들이 대거 탑승했었다는 증언이 미국 법정에서 나왔다.
엡스타인의 개인 제트기 조종사로 25년간 일한 로렌스 비소스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지법에서 증언자로 나서 당시 항공기의 탑승자 중 일부를 공개했다.
그가 밝힌 탑승자 중에는 빌 클린턴·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영국의 앤드루 왕자 등이 포함됐다.
특히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도 제트기에 탑승했다고 비소스키는 증언했다. 앤드루 왕자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또한 이 비행기에는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 명 바이올린 연주자 이츠하크 펄먼, 미 상원의 조지 미첼, 존 글렌 의원 등도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소스키는 이들이 엡스타인의 성범죄와 어떤 형태로든 연관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비행 중에는 조종실의 문이 항상 닫혀 있었으며, 성적인 행위를 목격한 적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비소스키는 당시 비행기에 '로리타 특급'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로리타는 여성 아동에 대한 변태성욕을 상징하는 단어다.
이날 비소스키의 법정 증언은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이자 성범죄 공모 혐의를 받는 길레인 맥스웰의 재판에서 이뤄졌다.
영국 태생으로 미국·프랑스 시민권을 보유한 맥스웰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성년자를 모집해 소개하는 등 엡스타인의 아동 성범죄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비소스키는 맥스웰과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해 "비즈니스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관계였지만, 로맨틱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손을 잡거나 포옹하는 장면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했다.
재판에는 엡스타인의 범죄 피해자가 '제인'이라는 가명으로 증언대에 나서기도 했다.
이 여성은 14살 때 엡스타인에게 학대를 당하던 당시 맥스웰이 여러 차례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제인은 1994년 여름 캠프에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기부하는 부유한 독지가'로 엡스타인을 소개받았으나, 학자금을 약속한 그가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밝혔다.
맥스웰은 지난해 7월 체포돼 브루클린 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해 왔다. 그의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최고 8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엡스타인 본인은 지난해 8월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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