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악화로 디폴트 리스크 커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이달에 만기가 도래해 갚아야 하는 위탁대출 금액이 120억 달러(약 14조1천억원)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보도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국 부동산 업계에는 큰 도전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위탁대출은 은행을 매개로 이뤄지는 기업간 대출이다. 중국은 기업간 직접 자금 대여를 금지한다.
중국에서 위탁대출은 가장 위탁을 통해 그림자금융의 중요한 통로로 변질됐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이미 올해 100억 달러 넘는 규모의 위탁대출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싱가포르 은행 UOB의 애널리스트 카이 히안은 위탁대출 만기를 놓고 "개발업체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악화시킬 것이다. 이는 전체적인 디폴트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분야에 대한 은행 대출 규제는 일부 완화했지만, 위탁대출 같은 그림자 금융 채널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엄격하다.
그림자금융 채널은 부동산 분야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신규 상품을 제한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일부 신규 부동산 상품 출시도 중단됐다고 블룸버그 소식통은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앞으로 13개월간 상환해야 하는 위탁대출 규모는 1천20억 달러(약 120조원)에 이른다.
양예웨이 중국 궈신(國信)증권 애널리스트는 "개발업체들의 현금 상황은 너무 나쁘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융자 금액 가운데 41%는 위탁대출이 차지한다.
위탁대출 외에 채권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개발업체들은 12월 21억 달러(약 2조5천억원), 내년 1월 61억 달러의 역외 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UOB의 히안은 "최근의 자금 조달 제한 완화의 혜택은 국유 개발업체에 돌아가고 민간 업체는 더 압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들 가운데 다수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을 고려하면 신규 채권 발행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금을 확보하려면 지분이나 자산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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