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큰 참사 날 뻔"…일본 정부, 미군에 유감 표명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주일미군 전투기가 지난달 30일 일본 아오모리(靑森)공항에 긴급 착륙하기 전 연료탱크를 주택지 인근에 떨어뜨려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교도 통신과 NHK에 따르면 주일미군 미사와(三澤) 기지 소속 F-16 전투기는 전날 오후 6시께 비행 중 비상사태가 발생해 연료탱크 2개를 투하하고 아오모리공항이 긴급 착륙했다.
전투기는 연료가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긴급 착륙할 때 기체 중량을 줄이고 사고를 막기 위해 기체에 달린 연료탱크를 투하한다.
미군은 전투기가 연료탱크를 아오모리현 이와키산 비거주지역에 떨어뜨렸다고 발표했지만, 연료탱크 1개가 주택지와 불과 20∼30m 떨어진 국도 주변에서 발견됐다.
사상자는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해 현지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현지 주민인 80대 여성은 교도 통신에 "'쿵'하는 소리가 나서 천둥인 줄 알았다"며 "미군기가 떨어뜨렸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미우라 신고(三村申吾) 아오모리현 지사는 기자들에게 "자칫 잘못됐으면 큰 참사가 날 수도 있었다"며 "미군과 방위성에 엄중히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미군에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면서 "현지 주민에게 큰 불안감을 줬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방위성 간부 회의에서 미군 측에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F-16 전투기의 비행을 중지하고 현지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미군 전투기의 비상 착륙으로 아오모리공항에서 출발하는 민항기 7편이 전날 결항했으나 이날은 운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긴급 착륙한 주일미군 F-16 전투기는 지금도 아오모리공항 주기장에 머물고 있다.
이 전투기가 연료탱크를 투하하고 긴급 착륙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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