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문희' 3일부터 상영…2015년 '암살' 이후 중국내 첫 한국영화 개봉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이후 중국 본토 개봉관에서 자취를 감췄던 한국 영화가 6년 만에 중국에서 정식 개봉된다.
1일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한국 영화 '오! 문희'가 오는 3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다.
중국영화그룹이 수입해 차이나필름이 배급했고, 지난달 30일 중국 국가영화국의 심의를 통과했다.
정세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오! 문희'는 농촌을 배경으로 한 코믹 수사극 형식의 가족 드라마로 작년 9월 국내 개봉해 35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국 영화가 중국 본토에서 정식 개봉하기는 2015년 9월 전지현, 이정재 등이 주연한 '암살'(감독 최동훈)이 상영된 이후 6년여 만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합의한 이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발동되면서 중국 본토에서 한국 영화는 정식개봉되지 못했고, 한·중 영화 합작도 중단됐다.
한·중 간 외교 교섭을 거쳐 2017년 10월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3불'(사드 추가배치-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한미일 군사동맹화 부정) 언급을 하면서 중국의 한한령도 중단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한국 영화의 중국 시장 진출은 그 후로도 4년여 이뤄지지 못했다.
중국이 외국 영화에 대해 스크린 쿼터를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한한령 이전엔 연간 한국영화 2∼3편 정도가 중국에서 개봉됐으나 한한령 이후로는 베테랑, 써니 등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 중국 영화들만 일부 중국에서 개봉했었다.
한국 영화 판권을 산 업자가 중국 당국에 개봉을 신청하면 줄줄이 불허당하는 양상이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오! 문희'의 개봉과 더불어 한국 배우 이동욱이 잡지 GQ 중국어판 12월호 표지모델로 등장한 것을 화제로 부각시키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에서 한국 업체의 한 모바일 게임 서비스 허가가 난데 이어 한국 영화가 오랜만에 개봉하게 되자 내년 한중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한령이 실질적으로 해제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또 최근 미·중 갈등 심화 국면에서 한국이 미국의 대 중국 압박 구상에 동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국이 한중 관계 관리를 중시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올해가 '한중 문화교류의 해'라는 점 등을 감안한 것 같다"며 "중국내 한국 영화 개봉이 (한한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