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에이즈 대처 자원 부족"…남아공 "오미크론에 더 차질"(종합)

입력 2021-12-02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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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에이즈 대처 자원 부족"…남아공 "오미크론에 더 차질"(종합)



(서울·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김성진 특파원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역량을 쏟느라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의 싸움에 쓰일 과학적·재정적 자원이 충분치 않다고 우려했다.
1일 AP 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이기도 한 파우치 소장은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는 2030년까지 에이즈를 종식하겠다는 유엔의 목표 달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약품 공급망에 지장이 생겼고,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자가 다른 치명적 질병에 걸릴 위험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도전에 맞서기 위해 공동의 연구 노력을 강화하고 투자와 규제조치를 통해 공급망 장애를 없애야 한다"면서 "전 세계 HIV 보균자가 에이즈 약물을 계속 공급받는 동시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에 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상당량의 투자가 지속해서 이뤄질 경우 과학자와 보건관리들이 얼마나 빨리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면서, 민관 협동과 인센티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제 과학자와 후원단체 등에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교훈을 에이즈와의 싸움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유엔의 에이즈 대책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HIV 신규 감염자가 150만명을 기록, 예상보다 감소 속도가 느렸다고 밝혔다.
또 각국 지도부가 에이즈 치료 관련 불평등에 대처하지 않으면 향후 10년간 에이즈 관련 사망자가 77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에이즈계획 측은 "에이즈 대응은 코로나19 이전 이미 궤도를 벗어났는데, 코로나19 위기가 맹렬히 계속되면서 이제 더 큰 이탈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엔 총회는 2030년 에이즈 종식을 위해 긴급행동을 촉구하는 선언을 지난 6월 채택했다. 선언에는 2025년까지 HIV 신규 감염자와 에이즈 관련 사망자를 각각 37만명, 25만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최근 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으로 인해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에이즈 대응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고 현지매체 EWN이 전했다.
남아공은 수도권 하우텡주를 중심으로 최근 며칠 새 신규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비드 마쿠라 하우텡 주지사는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보건 자원을 개편하느라 에이즈 대처에 혼란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남아공은 HIV 보균자와 에이즈 환자가 800만 명에 가까울 정도로 세계에서 HIV 보균율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bscha@yna.co.kr,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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