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4억달러 채권 만기…투자자들 연장 거부
홍콩 자산 매각나서…창업자 가족 재산 85% 감소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부동산업계 유동성 위기의 중심에 있는 헝다(恒大·에버그란데)에 이어 이번엔 또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자자오예(佳兆業·영문명 카이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2일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오는 7일 4억 달러(약 4천700억원) 규모의 자자오예 달러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이 업체는 디폴트를 피하려고 만기를 18개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과반이 넘는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자자오예의 투자자들이 채권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디폴트 위험이 닥쳤다고 보도했다.
자자오예는 채권 보유자 95% 이상이 동의해야 4억 달러 채권의 만기를 2023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제임스 웡 가오텅글로벌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자자오예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부채 구조조정 수순으로 가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구조조정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자자오예보다 작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앞으로 계속 고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자오예는 2015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최초로 달러 채권의 디폴트를 낸 적이 있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25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업체다.
자자오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헝다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달러 채권을 발행했다.
헝다는 지난 10월부터 세 차례나 유예 기간이 거의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 달러 채권 이자를 갚아 디폴트를 간신히 모면한 바 있다.
자자오예의 해외 채권은 6월 말 기준 109억 달러(약 12조8천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28억 달러 어치다.
자자오예는 1999년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궉잉싱(57) 회장이 두 형제와 함께 설립했다.
광둥성과 인근 홍콩, 마카오에서 주로 사업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자오예가 지난해부터 홍콩의 택지와 고급 아파트, 신문사 성도일보(星島日報) 등을 사들였지만,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궉 회장 가족의 자산은 지난 1월 13억 달러(약 1조5천억원)에 달했지만, 최근 상장 계열사의 주가 폭락으로 85%나 감소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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