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P 보고서 "여성 고용 배제로 최대 10억달러 손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의 경제가 앞으로 1년 내 20%가량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여성 취업 제한으로 인해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1천800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AFP통신 등 외신은 유엔개발계획(UNDP)이 1일 공개한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아프간의 GDP는 1년 안에 20%가량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그 이듬해에는 하락 폭이 3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아프간의 명목 GDP 규모는 2017년 기준 195억달러(약 23조원)가량이다.
카니 위그나라자 UNDP 아태 사무국장은 AFP통신에 "갑작스럽고 극적인 국제 원조 중단은 아프간에 전례 없는 재정 충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경제가 5년 이상의 전쟁으로 인해 겪은 위축이 아프간에서는 5개월 만에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외화 부족, 가뭄 등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특히 90억달러(약 10조6천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해외 보유자산 동결과 공공 부문 경비의 75% 이상을 맡아온 해외 원조가 중단된 게 결정타가 됐다.
또 다른 유엔 관계자는 구호가 필요한 인구의 수, 허약한 기반 시설 등을 고려할 때 아프간의 현 상황은 이전에 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우려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아프간에서 2천40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연말까지 320만명의 5세 미만 영유아가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간의 인구수는 약 4천만명이다.
보고서는 특히 탈레반 치하에서 여성 취업이 제한된 것이 현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여성 임금 노동자가 배제되면 아프간 GDP가 5%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6억달러(약 7천억원)에서 1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 여성은 현지 고용 인구의 20%가량을 차지하지만, 탈레반 집권 후 대부분 직장에 나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교육 등 극히 일부 여성 노동자만 일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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