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간된 홍콩 빈과일보 임직원, 올해 '황금펜'상 수상

입력 2021-12-02 17:25  

폐간된 홍콩 빈과일보 임직원, 올해 '황금펜'상 수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당국의 압박 속에 지난 6월 폐간된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와 임직원이 올해 세계신문협회(WAN) '황금펜'(Golden Pen of Freedom) 상을 받았다고 AFP 통신이 2일 보도했다.
1961년 제정된 '황금펜'상은 세계신문협회가 매년 언론의 자유 수호와 신장에 노력해온 언론인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워런 페르난데즈 세계편집인포럼(WEF) 회장은 올해 '황금펜'상은 홍콩 언론인들의 두려움과 도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1 황금펜'상은 출판인의 투옥, 편집자와 임원의 체포, 편집국의 폐쇄, 신문의 폐간 등 이 모든 것을 인식하고 반영한다"고 말했다.
수감된 아버지를 대신해 수상한 지미 라이의 아들은 빈과일보의 폐간과 홍콩에서 계속되는 언론인 탄압을 고려할 때 "점점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이 어두운 부분을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신문협회는 '황금펜'상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라이에 대해 "중국의 홍콩 통제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가이자 민주화 운동의 유명한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세계신문협회에는 120여개국 1만8천여개 언론사와 1만5천여개 온라인 사이트, 3천여개 뉴스 관련 업체가 가입돼 있다.
1989년 6월 4일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에 충격을 받은 중국 출신 괴짜 사업가 라이가 창간한 빈과일보는 홍콩 유일의 반중 일간지로 중국 정부에 대한 날선 비판을 펼쳤지만 홍콩국가보안법의 벽을 넘지 못하고 26년 역사를 마감했다.
라이는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 위반을 포함해 여러 혐의로 체포·기소됐으며, 그중 일부 혐의에 대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경찰은 지난 6월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자산을 동결했으며, 편집국장과 수석 논설위원 등을 체포해 기소했다.
경찰은 2019년부터 빈과일보에 실린 30여건의 글이 홍콩국가보안법 상 외세와 결탁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의 전방위 거센 압박에 빈과일보는 결국 지난 6월 24일 폐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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