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리 베네트 총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
이스라엘 국방 "이란에 대한 공격도 우리의 선택지 중 하나"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재개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과 관련, 이스라엘이 미국에 즉각 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2일 보도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은 협상 전술로 핵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핵합의 복원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강경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베네트 총리가 언급한 '핵 위협'은 고도화된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뜻한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날 이란이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은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를 이용해 우라늄을 20% 농도로 농축하는 공정을 개시했다.
포르도 핵시설에는 IR-6 원심분리기 166기가 설치돼 있는데, 그동안 이란은 이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1세대 원심분리기 IR-1 모델만 가동해왔다.
이스라엘은 핵합의를 복원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면 막대한 자금이 이란 정권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주장한다.
베네트 총리는 블링컨 장관과 이날 통화에서도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와이넷과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무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을 신뢰한다면서도 "다시 말하지만 (이란에 대한) 공격도 우리가 가진 선택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비공식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근접했다면서 이란 핵합의 복원을 반대한다.
이스라엘은 특히 공격자가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우라늄을 농축하는 이란 지하 핵시설의 화재와 전기고장, 이란 핵 과학자 암살 등이 이른바 이스라엘이 배후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이란은 2015년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과 핵프로그램을 동결 또는 축소하는 대가로 미국, 유엔,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핵 합의에 서명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60%까지 상향했다.
이란과 핵합의 서명국들은 지난 4월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시작했고 6월 이후 일시 중단했던 협상을 지난달 29일 재개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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