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맥주 브랜드 밀러는 올여름 이벤트 당첨자의 집 뒷마당에 맥주 바를 꾸며주는 온라인 행사를 열었다.
회사가 얻은 것은 마케팅에 사용하기 위한 이메일 주소와 생일, 전화번호 등 이벤트 참여자 4만명의 개인 정보였다.
아보카도 재배업자의 마케팅 단체인 '아보카도 프롬 멕시코'는 소비자가 식료품 영수증을 내면 아보카도 테마 스포츠웨어로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매장 안의 QR코드를 스캔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소비자에게는 경품으로 트럭을 받을 기회도 준다.
이 단체는 이렇게 확보한 5천만 개의 모바일 기기 식별 ID를 소비자의 이름, 이메일 주소와 연결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패스트푸드부터 주류까지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기업들이 소비자 정보 수집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와 광고 기술 회사를 포함한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고객 데이터를 많이 의존했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와 정부의 새로운 사생활 보호 조치로 이런 방식이 위협받자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애플은 지난 4월 아이폰 앱의 이용자 추적을 제한하는 새로운 사생활 보호 정책을 도입했다. 아이폰에서 앱을 실행하면 이 앱이 이용자의 검색·방문 기록을 추적해도 될지를 반드시 묻고 승인을 받도록 했다.
앱 분석업체 플러리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들은 기록 추적에 동의하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18%만이 동의했다.
그 결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맞춤형 광고도 타격을 입었다.
구글도 내년부터 개인의 인터넷 서핑 기록을 이용한 광고를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 2023년 말부터 이용자 사생활 보호를 위해 웹브라우저 크롬을 통한 쿠키 수집도 중단한다. 개인의 온라인 활동 정보를 담은 쿠키는 브라우저에 저장돼 개인 맞춤형 온라인 광고에 사용됐다.
유럽연합(EU)과 미 캘리포니아주가 소비자 정보 수집을 제한하는 사생활 보호 관련 법을 만든 것도 기업들이 이용자 정보를 직접 모아야 할 이유다.
펩시는 이미 고객 7천500만 명의 정보가 있으며 2년 내 이를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이나 스냅 같은 플랫폼에서 이들 업체의 데이터를 이용해 광고하는 것은 비싼데 펩시는 북미에서 대부분의 온라인 광고에 자사가 확보한 고객 정보를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효과를 높였다고 밝혔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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