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 꿀벌 발원지는 아시아"…기원 논쟁 종지부 찍히나

입력 2021-12-04 08:00  

"'양봉' 꿀벌 발원지는 아시아"…기원 논쟁 종지부 찍히나
세계 곳곳 퍼진 18개 아종 게놈 분석 결과, 서아시아 지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양봉'(洋蜂) 꿀벌은 원산지가 서양으로 알려졌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 아시아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요크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 교수 암로 자이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양봉 꿀벌 '아피스 멜리페라'(Apis mellifera)의 다양한 아종에 대한 게놈 분석을 통해 기원을 서아시아로 밝혀낸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A. 멜리페라는 화분 매개와 꿀 생산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꿀벌로 열대 우림부터 혹독한 겨울을 가진 온대지역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 퍼져있다.
이 꿀벌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놓고 학계에서는 논쟁이 이어져 왔으며,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퍼져있는 A. 멜리페라의 18개 아종 231개체에 대한 게놈 분석을 통해 기원을 찾고 확산 경로를 재구성했다.
그 결과, 서아시아에 기원을 뒀을 가능성이 6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프리카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은 6%에 그쳤으며 유럽 기원 가능성도 3∼6%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A. 멜리페라가 서아시아에서 출발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각각 퍼져나가면서 지리적, 유전적으로 분리된 7개의 독특한 진화 계보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이드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분매개곤충 중 하나인 양봉 꿀벌의 기원을 파악해 진화와 유전적 특성, 확산 과정에서의 적응 등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A. 멜리페라가 새로운 지역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런 적응력 덕분에 27개 아종이 출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논문 제1 저자인 박사과정 대학원 캐슬린 도간티스는 "양봉 꿀벌이 핵심 유전자를 통해 일벌과 봉군내 행동을 제어함으로써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도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역에 적응한 꿀벌 아종과 봉군 차원에서 이뤄진 일벌의 자연도태가 양봉(養蜂)의 다양성과 적합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A. 멜리페라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미래 연구는 양봉 꿀벌들이 다른 기후와 지역 환경에 어떻게 적응했는지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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