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에 대해 비판을 한 레바논 정보부 장관이 걸프 국가들의 반발로 결국 사임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르주 코르하디 레바논 정보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고민 끝에 레바논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시간을 택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의 사임으로 걸프 국가들과 레바논의 관계 개선의 창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코르다히 장관은 지난 10월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반군 후티는 외부 침략에 맞서 싸우고 있다. 사우디 연합군으로 인해 예멘 사람들의 터전과 마을이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우디는 자국 주재 레바논 대사를 추방하고 레바논 주재 자국 대사도 불러들였다. 그리고 레바논으로부터 물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사우디에 이어 쿠웨이트까지 등을 돌리면서, 가뜩이나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어온 레바논의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회원국들이 잇따라 반발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코르다히 장관은 사우디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문제의 인터뷰가 장관 취임 약 한 달 전인 지난 8월 초 촬영됐으며, 당시 내각 구성원이 아닌 개인으로 의견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걸프 국가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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