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정부, 모든 근로자에 백신 접종 의무화 검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을 맞지 않고 무단 근무한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 특별수사팀은 전국 1천600여 개 이상의 공·사립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사·약사·간호사 등 4천900여 명을 점검한 결과 281명의 의사가 백신 접종 기피자 혹은 거부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126명은 백신 미접종으로 의료면허 정지 처분을 받고도 지속해서 의료활동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지난 4월부터 백신 의무 접종 대상이다.
보건당국은 이들이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의료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해왔다.
당국은 오는 15일부터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직종을 확대한다. 보건관리 담당자와 교직원, 경찰, 군인 등이 추가로 포함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과 맞물려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추이를 고려해 모든 근로자에게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40일간 바이러스 재생산 지수를 면밀하게 관찰한 뒤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감염 재생산 지수는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나타낸다.
통상 1.0 이상이면 대규모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재 이탈리아의 바이러스 재생산 지수는 1.2다.
이탈리아 모든 근로 사업장에는 지난 10월 15일부로 그린 패스(백신 패스·면역증명서) 제도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증을 가진 근로자, 혹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항체를 보유한 근로자가 아니면 출근할 수 없다.
3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7천30명, 사망자 수는 74명이다. 백신 1차 접종률은 전인구 대비 78.5%, 접종 완료율은 75.9%로 각각 집계됐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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